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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술 먹고 타이레놀 먹었다가 큰일날 뻔한 이야기

by 작은사진사 2023.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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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술 먹고 타이레놀 먹었던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때는 가족과 미국에서 단기로 지내다가 귀국하기 이틀 전이었습니다.

귀국을 앞두고 친하게 지내던 이웃부부와 밤에 맥주 한잔 하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동안 살았던 이야기를 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잠들었다가, 새벽에 깼는데 감기기운이 오는지 목이 칼칼한 느낌이 들어 타이레놀을 한 알 먹었습니다. 술 먹은 것은 까맣게 잊고 말이죠.

다시 잠들었다가 아침이 되었는데,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지? 맥주 한 캔 마셨는데 숙취인가? 그냥 좀 더 쉬면 낫겠지 하며 점심까지 누워있었는데 계속 어지러웠습니다. 고개를 숙여 바닥을 보다가 머리를 조그만 한쪽으로 돌려도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아내가 죽을 끓여주어 겨우겨우 죽을 먹으며 핸드폰으로 증상을 찾아보았습니다.

이석증과 비슷한 증상인 것 같아 유튜브를 뒤져가며 이석증 물리치료를 찾아보고 따라 했습니다. 좀 나아지나 싶다가도 여전히 어지러웠습니다. 귀국을 앞두고 있었고, 미국 병원비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병원 갈 생각을 못했습니다.

오후 3-4시쯤 되어 안 되겠다 싶어 일어났다가 결국에는 구토를 하였습니다. 구토를 하니 나오는 타이레놀과 초록색 술. 타이레놀이 다 녹지도 않은 모양새였습니다.

구토를 하고 시간이 지나니 점점 좋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뒤늦게 다시 검색을 해봤더니 타이레놀과 알코올이 아주 상극이었습니다. 간에 극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하라는 문구가 보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났을 때 술 마신 걸 깜빡한 게 이렇게 큰 사태를 일으킬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한국이면 응급실로 바로 갔을 텐데, 미국에서 귀국하려고 준비하던 중이라 병원을 가지 못했습니다. 귀국 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는 다행히 정상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공포로 진통제로 타이레놀을 먹지도 않습니다. 술 먹고 약 먹는 게 이렇게 위험하다는 걸 몸소 깨달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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